“밀실의 대가”라는 작가.
이 작품 역시 밀실을 소재로 한 것은 맞지만, 불가능한 밀실이라기 보다는 심리를 이용한 트릭이다. 이 심리를 이용한 트릭이라는 점 또한 작중에서 유효한 표현이기도 하고 독자와의 심리전이기도 하다. 어쨌든 머리 속에서 누가 범인일까 어떤 트릭일까 많이 고민했는데 역시 깜빡 속았다고 밖에는 표현할 길이 없다. 이 소설에 굳이 “심리적 트릭”이라는 수식어가 붙었다는 것은 작가의 다른 작품에는 물리적인 밀실 트릭이 있다는 건데, 궁금해서 다른 작품들도 읽어야할 듯… 읽을 책은 늘어만 간다.
코담뱃갑이라는 것이 사실 생소한데, 코담배를 검색해 보니 흔히(?) 영화나 드라마에서 마약(코카인) 흡입 장면에서 보듯 코로 미세한 담배 가루를 흡입하는 방식이라고 한다. 코담뱃갑은 물론 그 가루를 보관하는 함 같은 것. 이에 대한 이해가 있었다면 읽는 중에도 트릭을 어느 정도 예상할 수 있었을 지도 모른다.
책 말미에는 “제3의 총탄”이라는 중편이 실려있는데 이 역시 밀실 살인 사건이다. 중반까지는 거의 경찰들의 대화만으로 사건 설명이 이루어지는데 이부분이 오히려 재밌다. 현장에 가서 검증하고 심문 및 추가 증거를 확인하는 부분은 조금 지루하다. 그리고 모든 진상이 밝혀지는 부분에서는 조금 어이가 없기도 하다. 너무 많은 우연과 즉흥적 행동이 겹쳤다고 할까. 그래도 상당히 재미있었던 것은 사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