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3대 추리소설 중 하나라는 환상의 여인, 드디어 읽었다. 3대 추리소설이라는 리스트 자체의 공신력은 믿거나 말거나지만… 어쨌든 유명한 소설이니만큼 역시 명불허전이었다. 도입부는 읽다 말고 읽다 말고 하다가 법원 장면부터는 도저히 끊어 읽을 수가 없었다. 범인은 어느 정도 예상이 가능하지만, 중반부터 약간 눈치를 채더라도 긴장감은 늦출 수 없었다. 게다가 예상을 하더라도 점점 어, 아닌가? 하는 함정에 빠지기도 하고.. 결말을 보고 나서 앞부분을 생각하면 과연 치밀하게 잘 썼구나 하는 생각이 들게된다. 거의 현대 추리/서스펜스/스릴러 들의 반전은 이 책을 참고로 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다. (특히 범인의 포지션.)
본 책의 번역은 약간 아쉬운 부분들이 눈에 띄는 것은 맞는데 이상하게 편하게 읽혔다. 어릴 때 집에 있던 해문출판사 추리소설들을 많이 읽어서 전통적인(?) 번역체에 익숙해진 탓인지, 원문 자체는 매끄러웠기 때문에 그런 것인지? 그러고보니 본작의 여자 주인공(?)은 굉장히 헌신적이면서도 자기주도적이고 적극적으로 문제를 해결해 나간다. 1942년 작품이라는 것을 생각하면 놀랍다. 현대 페미니즘이 참고해야할 듯.
첨언으로 환상의 여인은 리디북스에만 4개의 출판본이 있다. 종이책으로는 아마 더 있을 것 같다. 제목이 환상의 여자인것도 있다.작가 이름도.. 윌리엄 아이리시의 본명은 코넬 울리치(Cornell George Hopley-Woolrich)인데, 다른 검색에는 거의 울리치로 나오지만 리디북스에는 유독 울리히로 나온다. 사생활도 워낙 베일에 싸여있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