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대원씨아이(주)
발행: 2019년 05월 24일
ISBN: 9791136200679
이 책을 읽고 내린 결론은, 역시 친일파 척결이 우리 사회의 시급한 과제이다… 라는 것. 개인적으로 우리나라의 모든 사회적 병폐의 원인은 친일파를 단호히 처단하지 못한 탓이라고 생각하는데 요리계(?), 음식문화에도 뿌리 깊게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책에 나오는 내용 대부분이 나도 거의 잘못 알고 있던 것들이다. 구어체에 가까운 짧디 짧은 문체로 쉽게 읽히며 머리에 쏙쏙 들어온다. 특히 보양식, 산나물, 궁중음식에 대한 내용은 생각지도 못한, 다소 충격적인 사실들.. 사찰음식에 대한 내용도 많은 생각을 하게 해준다.
마지막 장은 제대로 읽어 보지 못했다… 대출 연장이 안 된 관계로.
“궁중요리, 궁중음식은 없다”고 하면 뜨악하게 쳐다본다. 말도 안 되는 소리, 논리가 닿지 않는 엉뚱한 소리로 여긴다. “조선시대 궁중에서 먹던 음식이 없었다고요?” “그럼 왕의 밥상은 뭐죠?” 하고 묻는다.
간단하다. 왕이 특정 김치를 먹었다고 그 김치가 궁중김치가 되는 것은 아니다. 궁중음식은 ‘(민간에서는 먹지 않았던) 궁중만의 음식’이다. 혹은 궁중에서만 사용한 비법으로 만든 음식이다. 궁중에서만 사용하는 비법으로 만든 궁중의 음식? 그런 음식은 없다. 궁중만의 비법, 음식 레시피도 없다. 그럼 지금 여기저기 등장하는 ‘궁중음식’은 뭘까?
자, 이제 되묻는다. “왜 우리나라에만 궁중요리, 궁중음식이 있고 외국에는 없을까?” 우리보다 훨씬 힘센 제국은 많았다. 영국을 비롯하여 독일, 오스트리아, 스페인, 프랑스 등은 유럽의 막강 제국이었다. 힘센 황제도 많았다. (후략)
음식과 술안주는 다르다. 오늘날 우리가 저녁마다 밥집이 아니라 술집을 기웃거리고 일본인들에게 배운 알량한 ‘희석식 소주’를 마시는 게 이미 이때 시작된 것이다. 술집의 안주는 비싸다. 최고급 식재료를 사용하는 것으로 스토리텔링을 완성한다. 술안주가 되려면 맛이 강해야 한다. 인공조미료든 천연 조미료든 강력한 것을 사용해야 한다. 술과 대적하여 겨룰 음식은 조미료를 강하게 넣은, 매운 것뿐이다. 우리는 지금 안순환에게서 배운 대로 먹고 마신다. 화학약품을 뒤섞인 짝퉁을 ‘국민의 술’ 로 부르며 “서민의 애환을 달래준다”고 말한다. 그리고 조미료가 가득한 요리들을 진안주라고 부르며 짝퉁 희석식 소주를 퍼붓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