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역: 한효정
출판사: 단숨
발행: 2015년 02월 27일
ISBN: 9788954431453
번역이 어떻게 작품을 망치는지 알려준 책. 초반에는 정말 힘들었고 후반에는 문장을 이해하려는 노력이 힘들어서 그냥 흐름만 알면 넘어가게 된다. 역자는 독일어의 느낌을 살리려고 한 것일까, 아니면 단순히 원저자의 단어배치, 뉘앙스, 말장난을 해치지 않으려고 오히려 무조건적인 직역만을 고집한 것일까. 내가 독일어를 전혀 모르니 알 수 없지만, 어쨌든 이걸 그냥 출판한 출판사가 더 나쁘다고 생각함.. 사회 문제를 정면으로 다루면서도 훌륭한 스릴러물임은 분명한데 독서의 즐거움은 사라져 버렸다. 노트에 남길만한 문장도 거의 없었지만, 한 문장 건진 것이 이 책의 주제라고 보면 될 듯.
“그리고 아무 걱정 말게. 난 세금을 착복한 것도 아니고, 단지 사람 한 명을 죽인 것뿐이라네. 내게 무슨 큰일이 닥치겠나?”
참고로 원제인 Abgeschnitten 는 “고립된”(isolated)이라는 형용사이다. 이쪽이 책 내용에 더 잘 맞는 것 같기는 하지만.. abgeschnitten 의 명사형인 abschneiden 가 “차단”으로 번역되고, 고립되었다는게 다른 무언가에서 차단된 것이라 생각하면 맞는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