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한 사람이 스파이 사건에 휘말려 겪게 되는 며칠 간의 이야기다. 뛰어나게 똑똑하지도 강하지도 않은, 정말 평범한 사람이 엄청난 스트레스 상황에서 어려움을 헤쳐나가는 과정을 그린 소설. 1인칭 심리소설로 서술해서 더 사실적으로 다가오는 듯 하다. 예전에 읽은 “심플 플랜”도 생각나는 부분.
스파이라고 해서 007이나 마타하리처럼 특별한 사람이 아닌, 주변의 어떤 사람이라도 될 수 있다는 점을 잘 표현한 것 같다. 주인공도 모든 주변 인물들을 의심하고, 마지막에는 얼추 맞추기는 하는데, 그 추리(?) 논리가 허접하다. 얻어 걸렸다는 뜻. 그리고 딱히 주인공의 활약으로 잡히는 것도 아니다. 오히려 마지막의 마지막에서 어떤 반전이 있는데 그부분이 살짝 섬뜩하다.
같은 작가의 단편 하나가 더 실려있다. 제목은 “에메랄드 빛 하늘의 비밀”. 이건 특별한 건 모르겠다. 범인을 예상했음…
마지막에 실린 단편은 데이비드 일리의 “세일링 클럽”. 이 작품은 오래 전에 어떤 단편집에서 엄청 재밌게 봤어서 기억에 남아 있는데, 몇 년 전에 다시 읽어보려고 뒤지고 또 뒤지다가 못 찾고 영어 원문을 우연히 찾아서 나중에 직접 번역해보려고 보관중이었던 것. 사실 얼마 전에 읽은 추리 단편선 두 권도 이거 찾다가 장바구니에 넣어놨던 건데, 여기서 우연히 만나서 대단히 반가웠다. 마지막 반전이 한두 단락에서 갑자기 일어나고 끝나는데… 아무튼 상당히 재밌는 단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