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밌다. 넷플릭스에서 본 어떤 작품보다도.
LOL은 정말 딱 3판 해 본 것 같고, 비슷한 장르의 폰게임 베인글로리 몇 번 한 게 전부이다. 아무튼 게임에 대한 사전 지식이 전혀 없어도 정말 재밌다. 이 작품을 보고 LOL을 해보고 싶어질 정도로 매력있다.
일단 캐릭터 하나하나가 살아있다. 사전 지식이 없었다 보니… 설마 거의 모든(?) 등장인물이 LOL의 캐릭터일 거라고는 생각하지도 않았다. 그런데 에피소드가 진행되면서 어? 설마? 하고 검색해 보면 역시나 게임에도 등장하는 “챔피언”이었다. 서로 갈등하게 되는 서사도 좋고 캐릭터도 입체적이다. 정말 마음에 드는 것은 작품 내에서 기본적으로 어떤 세력에 속해있게 되는데, 결국은 그 세력을 위해 싸우는 것도 아니고 선역과 악역의 경계도 희미해 진다는 것이다. 각자가 믿는 가치를 위해, 혹은 각자가 처한 상황 때문에 갈등을 일으킬 뿐, 어떤 큰 대의나 기준에 의해 선악이 구분되지는 않는다.
캐릭터 부분과 연결해서 스토리 면에서도 깊이가 있다. 이 캐릭터가 어떤 경험과 갈등을 거쳐 현재의(게임에서의?) 성격을 갖추게 되었고, 누구와 어떤 관계를 가지게 되는지 충분히 기대와 긴장감을 가지고 보게 된다.
작화와 연출, 음악까지 흠잡을 데가 없다. 개인적으로는 최근에 본 애니가 거의 디즈니나 픽사 또는 지브리 스타일이고, 아이들과 같이 본 TV 만화가 대부분이다 보니 이런 수준급의 작화와 수채화 같은 배경만 보더라도 충분히 즐거웠고 신선한 느낌이었다. 사운드트랙도 너무 좋아서 플레이리스트에 많이 추가해 두었다.
게임에 기반한 작품이기에… 내가 제일 재밌게 했었고 많은 시간을 바친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에서도… 쓸데없이 실사화 같은 거 하지 말고 이런 애니메이션을 제작했다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크게 남는다.
어서 시즌2가 나왔으면 좋겠다. 시즌 1 제작만 6년이 걸렸다고 하던데… 2는 이미 병행해서 제작중이었기를 바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