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 이 소설이 출간되었을 쯤, 아니면 이걸 원작으로 한 드라마가 방영될 때 쯤, 어디선가 1권을 읽고 나서 2권은 못 읽고 지나갔다. (드라마도 보지는 않았다.) 그러다 갑자기 생각나서 1권부터 다시 읽기 시작했는데… 처음 읽었던 당시에도 1권 읽고 나서 2권 못 읽은게 상당히 아쉬웠던 기억이 난다. 물론 그런 기억이 있었으니까 이제 와서 다시 읽었겠지만. 검색해 보니 최근에 인기를 끈 퓨전 사극의 원작이 작가의 작품이더라. 해품달과 홍천기… 이런 글 쓰는 재주는 타고 나는 것인가. 부럽기만 하다. 최근 작품인 “영원의 사자들”은 현대를 배경으로 한다고 한다.
처음 읽었을 때는 마냥 재밌다는 생각 뿐이었는데, 다시 읽으니 작가가 많이 공부하고 준비한 티가 난다. 유교 경전(?)에 나오는 구절이 적절히 사용되기도 하고. 배경이 되는 시대의 유생들의 실생활이 아주 생생히 묘사된다. 당연히 어느 정도 상상력은 가미되었겠지만, 공부를 많이 하고 난 후 적절히 배치를 했다는 티가 많이 난다.
솔직히 40대 중반 아재가 읽기에는 조금 불편(…)한 부분들이 조금 있기는 하지만(워낙에 타겟층이 확실하다고 할까.) 다음 내용이 궁금해지는 필력에는 장사가 없다. 아마도 후속작은 조만간 읽을 것 같고, 그 다음 작품으로 구상은 하고 있었지만 집필하지 않기로 했다는 3부도 벌써부터 궁금하기는 하다. 다만 해품달이나 홍천기는 굳이 도전하지는 않을 것 같다.
지금 신분 철폐를 외치는 이들도 실상은 신분 철폐를 바라는 것이 아니라, 신분 상승을 바라는 것이거든. 이름 없는 한낱 작은 동물이라고 하더라도 제각각 서열을 만들고, 동네 어린 꼬마들조차 누가 시키지 않아도 위와 아래를 만들어 놀지 않는가. 지금의 신분 체계를 무너뜨린다고 하더라도 인간은 또다시 새로운 신분제도를 만들어 위와 아래를 둘걸세. 그것이 본능이야. 만약에 돈이 곧 신분이 되는 세상이 오면 어떨 것 같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