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좋은데 왜 병원 생활 묘사가 그렇게 길었는지 잘 모르겠다.
작가의 말까지 읽어야 온전히 한 편이 되는 이야기 같다.
한 번의 시도만으로 정맥 라인을 잡는 것, 부드럽지만 단호하게 오줌 구멍에 폴리카테터를 꽂는 것, 스트레처카에 옮길 때 침대 난간에 부딪히지 않게 하는 것, 수술의 성공 여부보다 나에겐 그런 것이 중요했다. 삶의 질을 결정하는 것은 디테일이다.
“지금 보믄 봄도 이자 끝이다…..”
“네?”
할머니가 유리창에 이마를 댄 채 아득한 목소리로 말했다.
“내사 내년 봄을 또 보겠나….?”
엄마의 존재란 생활에 미세하게 스며 있다. 내가 매일 먹던 밥, 매일 갈아입던 속옷과 양말이 하늘에서 뚝 떨어진 것이 아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