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련님 (나쓰메 소세키)

통쾌한 활극. 주인공이 너무 마음에 든다. 내면으로는 이런 달변가가 없지만 실제로는 언변이 좋지 못한 점이 나와 비슷한 것 같기도 하고… 막무가내이지만 솔직하고 광명정대(?)한 점이 좋다. 시종일관 유머러스하고, 벌써 100년 된 소설이라고는 믿기지 않고 정말 재밌다.
그런데 이 소설을 보면 일본 사람들도 스스로 알고 있는 거 같은데, 속마음(혼네/本音)과 겉마음(다테마에/建前)이라는 말이 따로 있는 것을 스스로 “문화”라고 이야기할 정도이니 재밌는 점이다. 이 소설에서는 재밌게 묘사해서 그렇지 이런게 다 이지메의 원인이 되는 것 아닌지? 우리나라도 요즘 보면 점점 비슷해져 가는 것 같기는 하다. 예전에 내가 다녔던 회사에서도 이지메까지는 아니지만, 이상한 문화를 그 회사의 전통이며 어쩔 수 없는 것처럼 서로 웃어넘기는 경우가 있었다.

아래는 표현이 너무 재미있어서 메모한 것.

어릴 적부터 배운 거라곤 그런 것뿐이니 속이 삐딱해져서는 화분에 심은 단풍나무처럼 치졸해지는 것이다.

괭이 마빡만 한 동네라 어쩔 수가 없다. 문밖만 나서면 꼭 누구와 부딫친다.

두 편의 단편이 더 실려있었다.

깊은 밤 고토 소리 들리는구나
이상한(?) 얘기를 듣고 나서 문득 느끼게 되는 불가사의한 감정을 잘 표현한 듯 하다. 해피엔딩이어서 다행이다.

런던탑
역사적인 건축물을 한 번 구경한 후 이런 단편 소설 분량의 이야기를 펼쳐낼 수 있다니, 역시 소설가는 아무나 하는 것이 아니다.